‘Binti’ 외에도 조던 리버(Jordan Riber) 감독의 ‘Fatuma(2018, 영화 속 주인공 이름)’와 ‘Hadithi za Kumekucha(새로운 시작의 이야기)’시리즈는 각각 시골 지역의 젠더 불평등과 청소년 문제를 다루었으며, 아밀 쉬브지(Amil Shivji) 감독의 ‘T-Junction(2017, T자형 교차로)’은 잔지바르(Zanzibar)의 역사적인 거리에서 느낀 슬픔과 인간 관계의 힘을 보여줬다.
나이지리아 놀리우드(Nollywood)의 제작 편수나 남아공 영화 산업의 기술 인프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탄자니아 영화 산업도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상영관 수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상파 방송, 모바일 스트리밍, DVD 배포는 여전히 탄자니아에서 영화 소비의 주요 경로이며, 특히 농촌 지역에서 큰 역할을 한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은 영화 홍보와 대중 접근성을 높이는 필수 수단이 되었고, 정식 배급 없이도 감독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문화적으로 볼 때도 영화 제작은 탄자니아에서 점점 더 인정받는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 영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사회적 논평이나 교육, 경제 성장의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대중의 인식도 점차 변화돼 연기, 연출, 촬영 등의 분야에 젊은 세대의 진출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화업계는 영화 제작 자금 부족, 불법 복제로 인한 수익 손실, 전문 기술 교육 기관 부족 등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자니아 영화진흥위원회(Tanzania Film Board)와 국제 파트너들이 역량 강화 워크숍, 공동 제작, 국제 영화제 참가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탄자니아의 영화 제작이 점차 늘어나고, 국제적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아프리카영화제에 ‘Binti’가 상영되는 것은 한국이 아프리카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영화와 TV 콘텐츠 수출 강국인 한국은 창의경제 성장의 모델이 될 수 있으며, 공동 제작, 영화인 교류 프로그램, 연수 기회 확대 등을 통해 양국 모두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