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년 기준으로 천연가스가 전력의 약 75%를 차지하며, 수력·태양광·풍력 등 저탄소 전원은 전체의 약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나일강 수력은 가장 큰 청정에너지원이며, 수에즈만의 풍력과 상이집트*의 태양광 발전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는 아스완(Aswan)의 벤반 태양광단지(Benban Solar Park)와 홍해 연안 풍력단지 등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전력 공급원을 다각화하고 있다.
*편집자 주: 상이집트(Upper Egypt)는 지리적으로 나일강 상류 지역을 뜻하며, 방위상으로는 이집트 남부 지역을 가리킨다. 나일강의 발원지에서 시작해 북쪽의 나일강 삼각주(하이집트) 아래 지역으로, 현재 카이로(Cairo)에서 남쪽의 아스완(Aswan) 댐에 이르는 나일강 하곡 전체를 포함한다.
이집트는 2025년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고, 2030년까지 42%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2025년 중반에는 1GW 이상 규모의 에너지저장형 태양광 프로젝트와 900MW급 수에즈만 풍력단지 계약이 체결돼 대형 프로젝트들이 본격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이와 동시에 원자력 발전 부문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중해 연안 엘다바(El Dabaa) 지역에서 4기의 3세대+ VVER-1200형 원자로를 포함한 총 4.8GW 규모의 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완공 후에는 이 원전이 전체 전력의 약 10%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 기업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Korea Hydro & Nuclear Power, KHNP)은 2022년 주 시공사인 러시아 로사톰(Rosatom)과 22억5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터빈 건물 시공과 설비 공급을 맡고,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도 핵심 터빈 장비를 납품하며 한·러·이집트 3국 협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집트는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요르단, 리비아, 키프로스, 그리스와의 전력망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3,000MW급 이집트-그리스 해저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은 북아프리카 재생에너지를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여름철 유럽 전력 수요 급증기에 저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전략적 공급국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이집트는 풍부한 일사량과 7~10m/s의 강한 풍속을 지닌 수에즈만 지역 등 뛰어난 자연조건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낮추고 있다. 여기에 2024~2025년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이 한층 높아졌다. 정부도 표준 전력 구매 계약, 프로젝트 부지 제공, 송전망 접근성 개선 등 명확한 투자 환경을 마련하고, 국제 기후금융과 민간 투자를 적극 유치하며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다만, 대규모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저장 장치, 수요 관리, 송전망 강화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HVDC 송전망 확충, 스마트 그리드 도입, 안정화 장비 투자를 확대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여름철 냉방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재생에너지·저장기술을 결합한 전력 안정화 전략도 병행 중이다.
2025년 이후 본격화될 대형 프로젝트와 국제 협력은 이집트의 에너지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가동, 전력망 연계를 축으로 삼아 에너지 안보와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참여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협력 모델로 평가받으며, 이집트가 아프리카 녹색전환의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