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부터 시작된 마다가스카르의 시위는 공공서비스의 붕괴, 높은 실업률, 부패와 정치적 불만 등 다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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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분노, 다시 거리로: 마다가스카르 군정 수립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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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부터 시작된 마다가스카르의 시위는 공공서비스의 붕괴, 높은 실업률, 부패와 정치적 불만 등 다양한 사회적 불안을 배경으로 촉발되었다. 특히 청년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라조엘리나(Andry Rajoelina)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부패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거리로 나섰고, 결국 군부의 개입과 군사 정권이 수립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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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리 라조엘리나, 쿠데타의 아이콘에서 탄핵 대통령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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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시위는 2025년 9월 중순부터 수도 안타나나리보(Antananarivo)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10월 초에는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되며 정국이 급격히 불안정해졌다. 초기 시위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전력·수도 공급 중단과 물가 악화 등에 대한 불만으로 촉발되었다. 마다가스카르는 전력 생산 부족으로 수도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순환 정전(rolling blackouts)을 주기적으로 시행해왔으며 시민들은 물과 전기 공급의 잦은 중단에 시달려 왔다. 시위대는 점차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규탄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곧 정부청사와 국영기업을 향한 공격으로 격화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군부가 직접 치안 유지에 나서며 사실상 ‘준 비상사태’ 수준으로 치달았다.
이 같은 시위 확산의 배경에는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통치 방식에 대한 불만이 자리한다. 1974년생인 라조엘리나는 방송 및 이벤트 사업으로 성공한 젊은 기업가 출신으로, 2007년 안타나나리보 시장에 선출되며 정치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청년’과 ‘변화’를 내세운 신세대 정치인의 상징으로 떠올랐으며, 당시 대통령이던 마르크 라발로마나나(Marc Ravalomanana) 정부를 비판하며 전면에 나섰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라조엘리나의 방송국 ‘Viva TV’를 폐쇄했고, 이 조치는 대규모 시민 저항을 불러일으켜 무력 충돌로 인해 수십 명이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2009년 당시 군 지도부는 라조엘리나를 지지하며 대통령궁을 장악했고,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은 결국 남아공으로 망명했다. 당시 라조엘리나는 35세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과도 정부 수장으로 임시 대통령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국제사회에서 쿠데타로 규정되었으며, 아프리카연합(AU)과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는 마다가스카르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마다가스카르 헌법상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최소 연령은 40세이며, 단일국적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2023년 6월, 한 언론에서 그가 2014년에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는 문서를 폭로하면서 대통령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그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과도정부를 운영하며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의해 2014년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가 2018년 대선에 출마해 승리함으로써 민선 대통령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2023년 재선에 성공하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권력 기반은 군부와 수도권 엘리트 중심의 취약한 연합 구조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통치 방식은 지방의 경제 불균형과 불만을 심화시켜왔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10월 13일, SNS 계정을 통해 자신에 대한 “신변 위협”으로 인해 안전한 지역으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피신한 지역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 및 외신은 그가 프랑스 군용기를 이용해 프랑스로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의 행방이 일시적으로 불분명해지며 ‘권력 공백’ 국면이 형성되었고, 다음 날인 10월 14일, 의회는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직위 포기’를 이유로 탄핵 소추안을 130 대 1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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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란드리아니리나, 군정 수립: 임시 대통령으로서 첫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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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정국 혼란 속에서 새로운 권력 중심으로 부상한 인물은 마이클 란드리아니리나(Michael Randrianirina) 대령이다. 그는 군 특수부대인 CAPSAT(육군 특수부대)*출신으로, 오랜 기간 안타나나리보 군사사령부와 국방부 내에서 실무·지휘 경험을 쌓은 중견 장교이다. 그는 라조엘리나 정권의 장기화와 부패 논란이 심화되면서, 점차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2023년 11월에는 라조엘리나 정권에 반대하는 쿠데타를 시도한 혐의로 구금되었다가 2024년 2월 석방되어 CAPSAT로 복귀한 바 있다. 2025년 10월 초 수도에서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던 시점에, 그는 정부의 발포명령을 거부하며 젊은 장병들의 지지를 얻었으며 반정부 시위 세력에 가담한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CAPSAT(Corps d'armee des personnels et des services administratifs et techniques)는 마다가스카르 특수부대로, 최전선 전투 부대는 아니지만 군수 및 군 인사, 급여 관리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탄핵되자, 란드리아니리나 대령은 군부 대표의 자격으로 국가 통제권을 장악했다고 발표하고 10월 17일에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현 정부의 내각 기능은 일시 정지되고 군이 국가 운영을 임시로 맡게 되며, 향후 2년 내 선거를 실시해 민정 이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지난 10월 20일에는 사업가이자 주요 상업은행 BNI MADAGASCAR의 회장인 헤린찰라마 라자오나리벨로(Herintsalama Rajaonarivelo)를 총리로 임명했다. 그러나 이번 반정부시위를 주도해온 ‘Gen Z Mada’는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총리 임명이 불투명한 방식으로 협의 없이 이루어졌다며 새행정부의 행보에 대한 경계와 비판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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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폭력 자제, 헌법 준수, 민정복구 요구를 반복하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은 군부 장악 후 마다가스카르의 회원국 자격을 즉각 정지했다. 국제연합(UN)은 "마다가스카르의 위헌적인 정권 교체를 비난하고 헌법 질서와 법치주의로의 복귀를 촉구”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프랑스 도피 의혹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헌법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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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Z세대 시위 확산과 마다가스카르의 향후 경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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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단지 마다가스카르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프리카를 비롯한 글로벌 Z세대 시위 물결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케냐는 2024년 재정법안 반대 시위가 격화되었고, 올해 6월에도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된 바 있다.
더보기>>아프리카위클리(2024-34호): 케냐 2024/25 재정법안 반대 시위 동향
더보기>>아프리카위클리(2025-28호): 반정부 시위의 재점화: 폭력으로 격화된 케냐 시위와 정부의 강경 대응
모로코는 2025년 9월 말, Hassan II 병원에서 출산 예정이던 여성 8명이 사망하면서 의료 인프라의 부족과 정부 서비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국가번호에서 따온 ‘GenZ 212’ 시위대는 정부가 스포츠 인프라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반면,*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에는 소홀하다고 주장하며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모로코 정부는 이에 대응해 지난 20일(월)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교육 및 의료 분야 사회개혁을 약속하는 재정법안을 발표했다.
*모로코는 2030년 FIFA 월드컵 공동개최와 2025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2025, 2025.12.21.~2026.1.18.예정) 등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경기장·도로·교통 인프라 투자 계획이 대규모로 추진 중이다.
최근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Gen Z’ 세대는 공공서비스 실패와 구조적 실업, 그리고 정치적 배제감에 대한 분노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빠르게 결집하는 특징을 보인다. 올해만 해도 아프리카 국가들 뿐만 아니라 네팔, 인도네시아, 페루 등에서 일어난 청년 주도 시위에서도 유사한 특징이 나타났다. 특히, 9월 초 네팔에서 대규모 청년 시위 끝에 K.P. 샤르마 올리(K.P. Sharma Oli) 총리가 축출된 사례는, 청년세대 기반의 저항 운동이 기성 권력의 정치 구조를 실질적으로 뒤흔든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청년 운동 역시 이와 유사하게 강력한 동원력과 온라인 조직력을 보였다. 그러나 군부가 정국 안정을 명분으로 시위 국면을 사실상 장악한 현재, 시민운동이 민주적 전환을 이끌기보다 새로운 권력 균열 속에 흡수될 위험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일부 Z세대 활동가들은 새로 임명된 총리를 “구체제의 연장선”으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군부 주도의 정권 전환이 새로운 민주주의 운동으로 발전할지, 혹은 또 다른 권위주의적 회귀로 귀결될지가 또 다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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