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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위클리(2025-46호): 알파시르 학살 이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수단 사태

관리자 / 2025-12-12 오후 1:13:00 / 146
2025년 10월 27일,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은 18개월의 긴 전투
No.46(2025.12.12.)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알파시르 학살 이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수단 사태

2025년 10월 27일,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은 18개월의 긴 전투 끝에 북 다르푸르(North Darfur) 주의 수도이자 수단 서부 지방의 주요 거점인 알파시르(El Fasher)를 점령했다. 이후 RSF는 동 지역에서 최소 2천명 가량의 민간인을 학살했다.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국가들은 휴전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중재 및 개입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2023년 4월에 발발한 수단 사태는 2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2025년 3월 수단정부군(Sudanese Armed Forces: SAF)이 수도 하르툼(Khartoum)을 탈환하는 등 전세를 장악하며 오랜 교착 상태가 깨지는 듯했으나, RSF가 알파시르를 점령하고 미국 등 국제 사회가 개입 의사를 표시하며 수단 사태는 2025년 하반기 들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 수단 사태 개요 및 현황
2023년 4월 15일 SAF와 RSF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하며 수단 사태가 시작됐다.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수단 사태로 인해 15만 명 이상의 사망자, 1,2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수단은 2019년과 2021년 2차례의 연이은 쿠데타를 겪었는데, 두 차례의 쿠데타를 주도한 중심 세력이 바로 알부르한(Abdel Fattah al-Burhan) SAF 사령관이었다. 그리고 반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2013년에 창설된 준군사조직이었던 RSF의 사령관 모하메드 다갈로(Mohamed Dagalo)는 알부르한의 지원군 역할을 하며 제2인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후 알부르한과 다갈로 간 이견 충돌로 인해 갈등이 시작됐다. 특히, RSF를 SAF에 통합하고자 했던 알부르한과, 통합에 반대한 다갈로 간 긴장이 고조되고, 결국 RSF가 SAF에 대한 선제공격을 하며 수단 사태가 본격화되었다. 
*청녹색: RSF 점령 지역 / 분홍색: SAF 점령지역 
※ 수도 하르툼은 지도 중앙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가장 큰 붉은 점으로 표시된 곳(Omdurman Khartoum으로 표기)이며, 알파시르는 진한 적색으로 표시된 수단해방운동 북부(Sudan Liberation Movement, al Nur) 점령지 바로 동쪽의 도로 교차점에 위치해 있다(Al-Feshr으로 표기). 지난 10월 RSF가 해당 지역을 공격해 점령했다. 알파시르를 포함한 서부의 많은 지역이 금광이 분포한 북 다르푸르 주다.
수단 사태는 RSF가 서부 지역을, SAF가 수도인 하르툼을 포함한 동부 지역을 차지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RSF가 18개월 넘는 기간 동안 수단 서부에 위치한 알파시르 지역을 공략한 끝에 2025년 10월 28일 점령에 성공하며 사태는 또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알파시르는 다르푸르에서 수도 하르툼과 중앙부 코르도판(Kordofan)으로 향하는 도로가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이며, 과거 다르푸르 술탄국의 수도였기 때문에 수단 서부에서 상징성이 큰 도시이다.

그간 SAF는 알파시르를 통해 수단 서부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수 있었다. 반면, RSF는 서부로 병력이 분산되고 후방 보급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알파시르를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다. 전문가들은 RSF가 알파시르를 점령함으로써 동 사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분석한다.
+ 민간인 피해 및 알파시르 학살
유엔은 수단 사태를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표현했다. 상기한 바와 같이 가디언은 2025년 7월까지 발생한 사망자 수가 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바이든 행정부 수단 특사로서 알부르한 SAF 사령관과 접견하기도 했던 톰 페리엘로(Tom Perriello) 전 연방 하원의원은 “실제 사망자 규모가 4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ee)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위기국가 보고서’에 따르면, 수단은 2년 연속으로 인도적 위험을 가장 크게 겪는 위기국가다. 동 보고서는 현재 수단 인구의 64% 이상인 3,040만 명이 긴급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이 지난 9월에 공개한 ‘국제 독립 인권 조사단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인 학살, 성폭행, 집단 성폭행, 원조 유입 방해와 같은 전쟁 관련 범죄가 만연해 민간인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1,2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난민 규모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차드, 남수단, 이집트, 리비아 등으로 탈출한 수단 난민은 4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난민 위기는 수단 내부뿐 아닌 아프리카 동북부 지역의 안보 위기로도 번지고 있다. 수단과 인접한 각국의 국경 지대는 한계 수용력을 넘어섰고, 난민들은 주변국으로의 탈출에 성공하더라도 불안정한 치안으로 인해 지속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수단 사태는 그간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밀려나 “잊힌 위기”로 불려왔다. 그러나 RSF가 알파시르를 점령한 후 민간인 대규모 학살 정황에 관한 보도와 자료들이 잇달아 쏟아지면서, 국제사회는 뒤늦게 수단의 위기에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28일 알파시르가 RSF에 점령당한 이후로, 동 지역에서 민간인이 최소 2천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 산부인과에서만 환자를 포함해 민간인 460명 이상이 학살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으며, 르몽드(Le Monde)를 비롯한 서구 언론은 일부 RSF 전투원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민간인 살해 영상을 인용하며 알파시르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살을 보도했다. 

생존자들 중 일부는 인근 도시인 타윌라(Tawila)로 피난했으나, 시민 약 26만 명 중 대부분은 피난하지 못한 채 알파시르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이 두절되어 도시 안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 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 사태가 2년 넘게 지속되는 이유는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꼬인 실타래처럼 해결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있다. 수단은 금, 농경자원 등의 천연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홍해와 해안선을 접하고 있는 등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중재를 통해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풀어야 수단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아랍에미리트의 RSF 지원 의혹
아랍에미리트는 RSF를 지원하는 배후 세력으로 지목받고 있다. RSF가 점령하고 있는 지역인 다르푸르 지역은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금 매장지이며, 그 외에도 수단은 천연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상당부분이 지나가는 홍해에 해안선을 접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가 수단 사태에 계속 관심을 보이는 것에는 수단의 지정학적 특성을 활용하여 홍해 안보와 자원 안보를 해결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맨체스터대학교 국제개발연구소(Global Development Institute, GDI)에서 수단 연구자로 활동하는 하미드 칼리팔라(Hamid Khalafallah) 박사는 아랍에미리트가 수단의 RSF를 포함하여 소말리아부터 리비아에 걸쳐 지역 민병대를 지원하는 주요 동기로 이들 지역이 가진 천연자원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은 아랍에미리트의 자원 밀수 동향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구호단체 스위스에이드(Swissaid)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아랍에미리트로 수출된 아프리카 금의 66.5%가 밀수품이다. 프랑스24(FRANCE 24)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금 거래 허브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는 수단 귀금속의 최다 구매국인데, 수단의 귀금속 산업은 대부분 RSF의 통제 하에 있다. 

한편, 페데리코 도넬리(Federico Donelli) 트리에스테대학교(University of Trieste) 국제관계학 교수는 아랍에미리트가 수단 내전에 관심을 가지는 동기가 천연자원 확보에 한정된다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주장한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단에 끼치는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과, 자국의 안보 위협인 이슬람주의(Islamism)* 세력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또한 최근 기사에서 아랍에미리트가 RSF에 무기를 지원하는 주된 목적은 이슬람주의 세력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슬람 정치세력(Political Islam)으로도 불리는 이슬람주의는 이슬람교와는 다른 개념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 알려진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 알카에다, ISIL등이 따르는 사회정치적 이념이다.

수단은 1993년부터 2019년까지 이슬람주의자로 알려진 오마르 알바시르(Omar Hassan Ahmad al-Bashir) 전 대통령의 독재정권 하에 있었다. 2019년 4월 쿠데타로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축출되었으나, 이슬람주의 세력은 여전히 수단 내에 남아있으며 SAF는 이들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심을 국제사회로부터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다수의 이슬람주의 운동가들과 정부 및 SAF 관계자들을 인용하여, SAF가 이슬람주의자들에게 다시 한 번 권력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파악했다. 한편, SAF는 이러한 연관성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 이란과 이집트의 SAF 지원 의혹
이란은 SAF에 무기를 지원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술리만 발도(Suliman Baldo) 수단 투명성 정책 연구원(Sudan Transparency and Policy Observatory) 디렉터는 지난 2024년 7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수의 SAF 무기들은 이란 무기들의 수단 현지 생산품”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사에서 BBC는 여러 전문가들을 인용해 SAF가 전투에 사용 중인 다수의 드론이 이란제 드론이라고 규명하며, 2023년과 2024년 사이 이란 공항에서 이륙한 이란 국적 화물기가 홍해상에서 사라져 수단 동부에 위치한 포트수단(Port Sudan) 공항에서 발견된 사건을 소개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2025년 11월, 수단 내 이슬람주의 세력과 이란의 영향력 강화를 제한하기 위하여 이란과 관련된 수단 군벌 두 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집트도 SAF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국가다. 이집트는 오랫동안 수단 군부와 군사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수단 사태 초기에는 SAF와 연합훈련을 진행하던 이집트군이 RSF에게 포로로 잡히는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까지도 이집트의 SAF 지원에 대한 보도는 이어지고 있다. 외교 싱크탱크인 전쟁학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ISW)가 2025년 3월 SAF에 배치된 전투기와 터키제 드론이 이집트군에게서 받은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내용이 AP통신을 통해 알려졌으나, 이집트 정부는 의혹을 부인했다. 

실제로 이집트에게 수단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나일강 인접국들은 과거부터 수자원을 둘러싼 갈등을 겪어왔는데, 수단은 이집트 남쪽으로 인접한 나일강 유역 국가이며, 수단 사태는 나일강 유량 통제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집트는 중요한 이해관계자이다. 또 이집트와 수단은 석유 무역의 중심 항로인 홍해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나일강 문제 및 지역 해양 패권 등 물 안보 전반에 있어서 이집트와 수단은 핵심적으로 협력해야 할 국가다. 
+ 국제사회의 중재노력과 휴전안 거부
2025년 9월, 미국의 주도로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 4개국은 SAF와 RSF에 휴전안을 제시했다. 휴전안의 주요 골자는 3개월간 인도주의적 정전, 9개월간 과도기를 거쳐 민간 정부를 수립하는 데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세계 각국의 분쟁 중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수단 사태 역시 미국이 중재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도 힘을 얻고 있다. 마사드 불로스(Masaad Boulos) 미 아프리카 담당 보좌관은 SAF와 RSF 대표단을 포함해 주변국 대표들을 한 자리에 모은 평화 회담을 제시했고, 이러한 노력이 합쳐져서 휴전안 제시라는 결과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11월 24일 SAF가 동 휴전안에 대해 “최악의 문서”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휴전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한 상황이므로, RSF는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교전이 멈출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RSF의 경우 알파시르를 점령하면서 수단 서부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전세가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으며, 금의 통제권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휴전안에 찬성한다고 전문가들은 들여다봤다. 반면, SAF의 경우, 휴전안을 받아들인다면, RSF의 현재 점령지를 RSF의 영토로 인정하고 사실상 영토 분단이 고착화되기 때문에 휴전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수단 내전의 미래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압박 여부에 달려 있고,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이 아랍에미리트를 어떻게 압박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정리했다. 안와르 가르가시(Anwar Gargash) 아랍에미리트 대통령 외교 고문은 알파시르 학살 사건에 대해 “내전이 발생했을 때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더 내전을 적극적으로 막아서지 못한 것에 후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디언은 군부를 지원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아랍에미리트가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엄청난 입장 변화(striking reversal)”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수단 사태에 관심을 보인 것이 아랍에미리트의 대수단 정책에도 간접적으로 압박이 가해졌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사우디 투자포럼(Saudi Investment Forum)과 개인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나에게 미국 대통령의 힘과 영향력을 활용해 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즉각적으로 중단시켜달라고 요청했다”며 수단 사태 개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리고 “수단은 위대한 문명과 문화를 가진 국가이지만 나쁜 상황에 처해있고, 여러 나라들의 협력과 협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그리고 중동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 잔혹한 상황을 끝내고 수단을 안정화할 것이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려 문제해결 의사를 피력했다. 

2천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를 낳은 알파시르 대학살 이후 수단 사태의 심각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역시 뒤늦게나마 수단 사태를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렸다. 수단의 상황은 더 이상 지연을 허용하지 않는다. 교전이 계속되는 한 민간인의 안전은 보장될 수 없으며, 국제사회가 평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는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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