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카이스 다라지(Kais Darragi) 주한 튀니지 대사
세션 2에서는 AfCFTA를 중심으로 한 대륙 차원의 경제 통합이 실제 시장·금융·투자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한국 정부와 기업이 이를 활용해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적 경로를 논의했다. 특히 공공-민간 협력(PPP), 다자개발은행(MDBs) 활용 방안,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통한 산업화 전략이 주요 논의 축으로 다뤄졌다.
① 성화수 과장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 아프리카2과장)
성화수 과장은 ‘AfCFTA 하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한국의 전략적 역할’을 주제로, AfCFTA의 구조와 진전 상황, 그리고 이를 활용한 한국의 공공-민간 연계형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AfCFTA는 재화·용역·인력·투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목표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이며, 49개국 비준과 20개국의 실제 교역 개시를 통해 단계적으로 이행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GDP는 약 2.8조 달러로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역내 교역 비중은 19%에 불과해 대륙 내 교역 확대가 핵심 과제다. AfCFTA를 통해 관세 철폐 시 역내 교역이 약 45% 증가하고, GDP가 1,400억 달러 이상 추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AfCFTA 시범운영 계획(Guided Trade Initiative: GTI)*, 범아프리카 지급결제시스템(Pan-African Payment and Settlement System: PAPSS)** 도입, 원산지 규정 정비 등 제도적 진전 사례를 소개했다.
*AfCFTA 이행 초기 단계에서 일부 회원국과 기업이 실제로 무관세·간소화된 절차로 교역을 시험해 보며 제도의 작동성과 문제점을 점검하는 단계적, 실증적 이행 프로그램이다.
**역내 무역에서 달러나 유로 등 제3통화를 거치지 않고 각국 통화로 직접 결제할 수 있도록 설계된 AfCFTA 연계 금융 인프라이다.
한편 인프라 부족, 디지털 연결성 격차, 중첩된 지역경제공동체(Regional Economic Communities: REC) 규범 등을 구조적 도전 과제로 꼽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은 전기·통관·결제 등 소프트 인프라와 하드 인프라를 결합한 통합형 접근, 수출금융과 PPP,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등과의 협력을 통해 AfCFTA 이행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특히, ‘한-AfCFTA 협력기금’을 통한 원산지 포털 구축, 전자무역 시스템 연계,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② 마이클 아쿠메(Michael Akume) 컨설턴트
(아프리카수출입은행(Afreximbank) 데이터 관리 및 모델 개발부 컨설턴트)
마이클 아쿠메 컨설턴트는 MDBs가 AfCFTA의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금융·제도적 기반임을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수출입은행이 단순한 자금 제공을 넘어, 디지털 무역 인프라와 리스크 완화 시스템을 통해 대륙 통합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 아프리카 무역 게이트웨이(Africa Trade Gateway)*, MANSA(MANual of Standards for the African)**, PAPSS를 소개하며, 이를 통해 통화 리스크와 거래 비용을 줄이고 역내 교역을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역금융, 보증, 신용장 발행을 통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편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역내 및 대외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무역 정보, 금융, 결제, 물류, 투자 연계를 한곳에 모은 통합 디지털 플랫폼으로, 기업의 시장 접근성과 거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프리카 표준 정보 매뉴얼’이라는 뜻으로, 고객확인(Know Your Customer: KYC) 절차에 필요한 아프리카 기업·금융기관의 신원, 법적 지위, 재무 정보를 표준화해 제공함으로써 무역금융과 투자 거래의 신뢰성을 높이는 범아프리카 데이터베이스이다.
나이지리아 단고테(Dagote) 정유시설 사례를 들어, 대규모 프로젝트가 단순한 부의 집중이 아니라 역내 부가가치 창출과 산업 기반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피력하고, 동시에 15만 개 이상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 촉진 프로그램과 보증 제도를 통해 포용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MDB-아프리카 국가 간 3자 협력(Triangular Cooperation) 모델을 제안하며, 한국의 기술·제도 경험이 AfCFTA 이행과 공급망 다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③ 임장희 팀장
(㈜모라비안앤코 기획팀장 / 전 KOICA 케냐사무소장)
임장희 팀장은 아프리카의 구조적 개발 문제를 부채 중심 금융에서 FDI 중심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리카가 장기간 원조를 받아왔음에도 부채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교육·보건 등 생산적 지출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근거로 GDP 대비 세수 비율이 낮고, 공공부채와 이자 부담이 급증하는 현실을 수치로 제시하며, 부채 기반 파이낸싱의 한계를 강조했다. 반면 FDI는 세수 확대와 산업 기반 구축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FDI 유입은 최근 감소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세제 인센티브, 행정 간소화, 투자진흥기관 역량 강화 등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FDI 유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한국의 제조·기술·R&D 역량을 활용한 전략적 투자, 기술 산업 단지 조성, 정부간 협력을 통한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팀장은 특히 한국의 개발협력을 투자 관점에서 재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리스크 보장과 공공 금융의 역할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투자 촉진 기능을 전담하는 전문 조직 또는 기능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AfCFTA의 실질적 효과, 대규모 프로젝트와 중소기업 간 균형, FDI와 에너지·인프라 연계, 민간 투자 유인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AfCFTA와 한국의 정책 연계 가능성에 대해 성화수 과장은 한국 정부는 경제동반자협정(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EPA),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rade and Investment Promotion Framework: TIPF) 등을 통해 실용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식 전면 무관세 모델*과는 다르게 균형 잡힌 방식으로 아젠다2063(Agenda 2063)**을 지원하는 입장임을 설명했다.
*중국은 아프리카 최빈국(LDCs)을 중심으로 대(對)중국 수출 품목에 대해 관세를 거의 전면적으로 철폐하고,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수출 확대와 산업화를 지원하는 비상호적·일방적 무역 특혜 체계를 시행하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이 2013년 채택한 중장기 발전 비전으로, 번영하고 통합되며 평화로운 아프리카를 2063년까지 실현하기 위한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공동 로드맵이다.
대형 프로젝트 위주의 발전은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마이클 아쿠메 컨설턴트는 MDBs의 보증·금융 수단이 중소기업의 가시성과 자립성을 강화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덧붙여 회랑 개발과 PPP는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점진적으로 대륙 전반으로 확산되는 네트워크형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FDI 유치를 위한 제도와 민간 참여 방안에 대한 질문에 임장희 팀장은 전문화된 투자 촉진 기능이 핵심이라며, 기존 기관 내 전담 기능 강화 또는 별도 조직 구성을 유연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의 투자 리스크 보장과 에너지·인프라 분야 선도 프로젝트가 민간 투자를 견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8회 서울아프리카대화는 글로벌 전환기 속에서 아프리카의 위상 변화와 대륙 통합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한편, 한국이 신뢰 기반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단기적 사업 중심 협력을 넘어 규범과 제도, 인적 역량을 아우르는 중장기적 파트너십 설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향후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와 AfCFTA 협력 사업 등으로 논의가 확장될 필요성이 강조되었다.